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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다큐] 2028년, 미세먼지에 갇힌 미래

이것은 머지않아 현실이 될 수도 있는, 가까운 미래의 이야기.

저는 2028년 서울에 살고 있는 회사원입니다. 10년이 흘렀지만 젊은 사람들의 삶은 여전히 쉬운 것 하나 없어요. 취업도 힘들고, 집값도 비싸고, 결혼은 잘 안 하고. 팍팍해진 게 하나 더 있어요. 바로 하늘에 가득 낀 미세먼지예요.

오늘은 공기가 어떤지 좀 볼까요? 또 초미세먼지 농도가 200을 넘었네요. 예전에는 150이 넘으면 미세먼지 경보가 내려졌다는데, 요즘 이 정도는 기본이에요.

미 보건영향연구소(HEI)가 내놓은 우리나라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 변화 추이






하지만 저는 걱정 없습니다. 외출할 때 필수품이 된 물건, 바로 방독면이 있거든요. 2011년도 이후 꾸준하게 증가해온 미세먼지 떄문에 요즘은 매일 저처럼 방독면을 쓰는 사람들이 늘어났어요.

10년 전만 해도 미세먼지 심한 날이면 기껏해야 마스크 챙기는 게 다였는데 . 이젠 밖에 나갈 때 이렇게 방독면을 쓰고 다녀요. 비 오는 날이면 우산 쓰고 나가고, 추운 날에 옷 두껍게 입고 나가는 것처럼 말이에요.

하마터면 지각할 뻔 했네요. 아슬아슬하게 회사에 도착했습니다. 방독면을 쓰면 숨 쉬기가 어려워서 지각해도 오래 뛰기가 어려워요. 아, 선배도 방독면을 쓰고 오셨네요. 오늘 하루도 이렇게 시작입니다

직장인들의 점심시간 모습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아요. 방독면을 쓰고도 커피 한 잔의 여유는 포기할 수 없죠. 대신 예전과 달라진 점이라면, 주문할 때 대부분 스마트폰으로 주문한다는 점? 시끄러운 카페에서 방독면을 쓰면 말이 잘 안 들리거든요

요즘 날도 풀렸는데 점심시간 산책도 빼놓을 수 없죠. 불편해 보인다구요? 그래도 저 먼지를 다 마시는 것보단 낫죠.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대기오염 때문에 도시에서 꽃을 보기도 어려워졌어요. 늘어난 초미세먼지가 사람뿐만 아니라 생태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거든요. 어쨌든 셀카 찍어서 친구한테 우리 회사 앞에 꽃 피었다고 자랑해야겠어요.



몇 년 전만 해도 자전거 타고 다니는 사람들도 많았는데 지금은 거의 안 타요. 5분만이라도 밖에서 자전거를 탔다간 이 먼지를 다 들이마실 테니까요.

OECD가 분석한 국가별 대기오염으로 인한 조기사망자 수와 2060년 예상치


미세먼지 때문에 요즘 다들 저처럼 목이 안좋은 것 같아요. 한국인 사망원인 1위는 이제 폐 질환이 되었습니다. 미세먼지 떄문에 대기오염으로 인한 조기사망자 수는 점점 증가해서 2060년이 되면 OECD 국가들 중 한국이 1위가 될 거라고 하네요.

미세먼지와 관련된 산업도 커졌어요. 개인용 공기청정기에, 얼마 전엔 형형색색 패션 방독면도 나왔어요. 기왕 쓰고다니는 거, 멋있게 쓰고 다니면 좋잖아요? 폐 건강을 위한 건강식품도 뜨고 있어요. 자기 건강은 자기가 알아서 챙기는 거죠.

오늘 하루도 미세먼지의 공격 속에서 무사히 버텨냈습니다. 이제 집에 들어가는 일만 남았네요. 퇴근하기 전에 정화통을 갈아야겠어요. 오늘 미세먼지가 얼마나 걸러졌는지 한번 볼까요?

보이시나요? 하루 쓰고 다녔는데 이 정도면, 안 쓰고 다녔으면 이게 고스란히 제 폐로 들어갔을 것 아니에요?

익숙한 일상이 되어버린 미세먼지. 각자가 알아서 마스크 챙기고, 밖에 안 나가면서 대비하면 괜찮은 걸까요?

마음놓고 숨쉴 수 없는 세상. 계속 이렇게 가다 보면, 우리 자식 세대는 어떤 모습으로 외출을 하고 있을까요?

/김주환 인턴기자 juju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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