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역대 남북정상회담 대통령, 평양 출발 전 무슨 말을 했을까

지난해 6월 15일 문재인 대통령이 6·15 남북정상회담 17주년 기념식이 열린 서울 여의도 63빌딩 컨벤션센터에서 축사하고 있다./연합뉴스




오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만남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제3차 남북 정상회담에서 종전을 의미하는 문구를 합의문에 넣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데요. 이번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전쟁 이후 계속돼온 남북간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는 전기를 마련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그간 역사적으로 진행돼온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번 문재인 정부의 남북정상회담은 역대 정권에서 쏟은 노력과 열망이 이어진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역사학계에 따르면 역대 남북정상회담은 2000년 6월 13∼15일(대통령 김대중), 2007년 10월 2∼4일(대통령 노무현) 두 차례 남한과 북한의 최고당국자가 직접 만나 남북한의 현안을 포함한 제반 문제에 대해 협의하는 형식으로 진행됐었는데요.

제1차 정상회담으로 남북한은 ‘6·15 남북공동선언’을 발표했고 이 공동선언 이후 다양한 분야에서 남북한 간 활발한 교류협력이 있었습니다. 또한 제2차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한은 ‘10·4 선언’을 발표했고 이후 10·4선언의 이행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남북총리회담을 비롯한 30회의 각종 회담이 열리고 20건의 합의서 또는 공동보도문이 발표되기도 했죠.

2000년 6월 13일 김대중 대통령이 첫 남북 정상 회담을 위해 평양 방문을 앞두고 비행기를 타기 전 대국민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2018남북정상회담 공식 홈페이지


제1차 정상회담의 의의는 무엇보다 분단 반 세기 만에 최초의 남북 정상 간 만남을 통해 불신과 반목의 남북관계를 화해와 협력의 관계로 바꾸는데 큰 이정표를 남겼다는 데 있습니다.

2007년 10월 2일 노무현 대통령이 2007 남북정상회담 장소인 평양으로 출발하기 전 청와대에서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또한 제2차 정상회담는 정상회담의 정례화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남북간 공동번영을 위한 경제협력 확대 및 한반도 평화증진과 공동번영의 선순환 관계를 형성했다는 데 의의가 있죠.

그리고 이번에 열릴 3차 남북정상회담에서는 한반도 안보 상황을 평화적인 체제로 발전시키는 방안으로 정전 협정체제를 끝내자는 제안이 나올 것으로 예상돼 더욱 귀추가 주목됩니다.

이번 3차 남북정상회담의 밑거름이 되어준 역대 남북정상회담. 회담 당일 역사적인 만남의 순간을 코 앞에 두고 두 대통령들은 어떠한 각오를 국민들 앞에서 다졌을까요. 그리고 어떠한 메시지를 남겼을까요.



서울경제썸이 역대 남북정상회담 당시 대통령들이 남긴 대국민 메시지를 핵심만 모아 정리해봤습니다.
/정가람기자 garamj@sedaily.com

▼아래는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남북정상회담 서울 출발 대국민 인사 전문

<김대중 대통령 대국민 인사>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오늘부터 이박삼일 동안 평양을 방문합니다. 민족을 사랑하는 뜨거운 가슴과 현실을 직시하는 차분한 머리를 가지고 방문 길에 오르고자 합니다.

평양에서 저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갖게 될 것입니다.

지난 55년 동안 영원히 막힐 것 같이 보였던 정상회담의 길이 이제 우리 앞에 열리게 된 것입니다. 이 길이 열리기까지는 무엇보다 남북의 화해와 협력, 그리고 평화통일을 바라는 국민 여러분의 한결같은 염원과 성원의 힘이 컸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를 드려마지 않습니다.

국민 여러분!

국민 여러분은 물론 지금 전 세계가 남북정상회담을 축복하고 있습니다. 평화와 협력의 성과가 이루어지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습니다.

남북정상회담은 만난다는 그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반세기 이상 대결로 일관해 오던 남과 북이 이제 화해와 협력을 위해서 만나는 것만으로도 큰 진전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서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터놓고 이야기해야겠습니다. 그리하여 오해도 풀고 상대의 생각도 알고 하는 가운데 상호 이해를 증진시키고자 합니다. 이해가 커질수록 평화와 협력도 커질 것입니다.

모든 문제를 이번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서로 의견이 일치한 것부터 합의해 나가겠습니다.

합의를 이루지 못한 부분은 다음 정상회담으로 넘기거나 남북의 책임 있는 당국자에게 계속 논의하도록 할 것입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저의 이번 평양 길이 평화와 화해에의 길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한반도에서 전쟁의 위협을 제거하고 남북 7천만 모두가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냉전 종식의 계기가 되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저의 평양 길이 정치, 경제, 문화, 관광, 환경 등 모든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이 크게 실현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또한 저의 이번 방문이 갈라진 이산가족들이 재결합을 이루어 혈육의 정을 나누는 계기가 되어야겠다고 결심하고 있습니다. 저의 이번 평양 방문은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남북 간의 계속적이고 상시적인 대화의 길이 되어야 할 것이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울 방문도 이루어지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이제 국민 여러분의 뜻을 모아 북녘땅을 향해 출발하겠습니다. 제가 민족사적 소임을 다 할 수 있도록 각별한 지원을 당부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노무현 대통령 대국민 인사>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오늘부터 사흘간 평양을 방문합니다. 취임 전후의 긴박했던 상황을 생각해 보면, 이제 한반도 정세나 남북관계가 정상회담을 열 수 있을 만큼 변화했다는 사실이 참으로 다행스럽고 기쁩니다. 오늘이 있기까지 참여정부의 대북정책을 믿고 성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국민 여러분, 이번 정상회담은 좀 더 차분하고 실용적인 회담으로 이끌어 가고 싶습니다. 지난 2000년 정상회담이 남북관계의 새 길을 열었다면, 이번 회담은 그 길에 아직도 놓여 있는 장애물을 치우고 지체되고 있는 발걸음을 재촉하는 회담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 가지 의제들이 논의되겠지만, 무엇보다 평화 정착과 경제 발전을 함께 가져갈 수 있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진전을 이루는 데 주력하고자 합니다.

비핵화 문제와 한반도 평화체제는 궁극적으로 남북의 합의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기본방향을 설정하고 속도를 내는 데 있어서는 남과 북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회담이 6자회담의 성공을 촉진하고,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에 기여하는 회담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경제협력은 많은 진전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만, 아직도 장애가 많습니다.

국제적인 요인만이 아니라 남북 간 인식의 차이에 기인한 장애도 적지 않습니다. 이 장애를 극복하지 않고는 본격적인 경제협력이 속도를 내기가 어렵습니다. 저는 이 인식의 차이를 극복하는 데 노력을 집중할 것입니다. 군사적 신뢰 구축과 인도적 문제에 있어서도 구체적인 합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저는 이번 회담에 거는 국민 여러분의 요구와 기대를 잘 알고 있습니다. 많은 국민들과 전문가들이 제안한 의제들, 각 부처에서 제안한 의제들, 정상회담 추진위원회에서 검토된 의제들, 그 외에도 많은 의제들이 있을 것입니다. 국민의 기대를 최대한 의제에 반영하고 결과를 얻고 싶은 심정이나, 한 번의 만남으로 이 많은 과제를 소화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남은 임기를 고려하면 이번 회담에서 논의하고 성사할 수 있는 일에도 분명한 한계가 있을 것입니다. 시기를 놓치지 않고 한 걸음 한 걸음 착실히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욕심을 부리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몸을 사리거나 금기를 두지도 않을 것입니다. 역사가 저의 책임으로 맡긴 몫이 있을 것입니다. 이 시기 우리를 둘러싼 상황에 대한 냉정한 판단을 토대로 제게 맡겨진 책임만큼 최선을 다하고 돌아오겠습니다. 합의를 이루기 위하여 설득할 것은 설득하고, 타협할 것은 타협하겠습니다.

많은 합의를 이루지 못하더라도 상호 인식의 차이를 좁히고 신뢰를 더할 수 있다면 그 또한 중요한 성과일 것입니다. 저는 잘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멀리 보고 큰 틀에서 생각한다면 남과 북이 가는 길이 다를 수 없기 때문입니다.

국민 여러분,이제 북녘 땅을 향해 출발하겠습니다. 이틀 후 좋은 결과를 가지고 돌아올 수 있도록 아낌없는 성원을 당부드립니다. 잘 다녀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