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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금리 역전 임박"...국내 채권펀드서 빠진 돈 北美로

평가손 우려 국내 채권형펀드

3개월새 4,864억원 이탈

경기회복 북미주식형펀드엔

2개월 동안 1,479억 유입

내일 FOMC 회의가 고비





미국의 금리 인상 기류에 한국과 미국의 금리 역전이 가시화되면서 국내 채권형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북미펀드(채권+주식)로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 올 들어 1~2월 북미펀드로 이동한 자금이 지난해 전체 유출 규모를 이미 넘어섰다.

19일 이머징마켓포트폴리오리서치(EPFR)에 따르면 지난주(8∼14일) 선진국 주식형펀드로 순유입된 자금은 406억5,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통계 집계가 시작된 지난 2001년 이후 주간 기준 사상 최대다. 특히 금리 인상과 경기회복이 가시화되고 있는 북미 주식형펀드에 전체 선진국 유입자금의 86%인 350억달러가 들어갔다. 금리 인상으로 자금 유출이 늘어났던 선진국 채권형펀드에도 30억9,000만달러가 유입됐다. 미국의 금리 인상에 신흥국들도 금리를 따라 올릴 것이라는 예측에 신흥국 채권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선진국 채권으로 유입된 것이다.

금리 역전을 앞두고 국내 채권형펀드에서 자금 유출은 이미 시작됐다. 설정액 10억원 이상 국내 채권형펀드에서는 3개월 만에 4,864억원의 자금이 이탈했다. 6개월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1조9,896억원이 순유출됐다. 국내 채권형펀드 수익률 역시 연초 이후 0.24%로 1년 수익률 1.14%, 2년 2.09%, 3년 4.45%로 확연히 낮아졌다.

금리 상승으로 평가손실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채권 관련 상품 투자는 보수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다. 채권형펀드는 국공채나 회사채 등에 투자해 이자수익이나 매매차익을 추구하는 펀드인 만큼 금리 상승으로 채권가격이 떨어질 경우 평가손실이 발생하는 펀드들은 채권을 내다 팔아야 한다. 특히 미국보다 높은 금리수준을 보고 국내에 들어왔던 외국인은 주식보다는 채권 자금을 우선 빼내게 된다.

채권시장의 자금 유출은 이번주가 고비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20∼2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어 정책금리를 결정한다. 이미 시장은 0.25%포인트 인상은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관심사항은 금리 인상 속도다. 시장 참가자들은 점도표의 상향 조정 여부와 제롬 파월 신임 의장의 기자회견 내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파월 의장이 지난달 취임한 후 금리 인상이 더욱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한 상황에서 채권펀드의 자금 유출 속도는 더욱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미국은 올해 3월과 6월, 9월에 세 차례 금리를 올린다는 것이 금융시장의 예상이지만 12월 한 차례 더해서 4차례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미국의 가팔라진 금리 인상 일정에 맞춰 한국은행도 올해 1~2차례 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전 세계 금리 방향이 상승세로 돌아선 만큼 채권형펀드 등 채권이나 금리 관련 상품 투자로는 차익을 얻기 어려워졌다”며 “미국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올해 연 3.0%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리 역전으로 국내 채권형펀드에서 이탈된 자금은 북미펀드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3년간 국내 투자자들의 북미펀드 월간 유입액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 들어 2월까지 2개월 만에 1,479억원이 몰렸다. 특히 지난 1월 북미펀드 유입액은 1,178억원으로 이는 지난 3년래 북미펀드 월별 유입액 중 가장 많았다. 금리불안기였던 2015년 1월 유입액(579억원)의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올 들어 북미펀드 유입액은 지난해 전체 유입액인 1,611억원에 거의 맞먹는 수준이다. 올 들어 월평균 유입액 역시 739억5,000만원으로 지난해 평균 134억2,500만원보다 5배 이상 더 높은 수준이다.

한미 금리 역전을 앞두고 있지만 이번주 FOMC 이벤트가 되레 불확실성 해소로 자금 유출을 줄일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3월 FOMC 후 한미 정책금리 역전으로 자본유출 우려가 부각되겠으나 2005~2007년 한미 정책금리 역전에도 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정도의 자본 유출은 없었다”며 “외국인은 단순 금리 차보다는 지정학적 리스크 등 소버린 이슈에 더 민감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국내의 경우 연 2회 인상에 대해서는 아직 불투명하나 5월 인상에 대해서는 그 경계감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 자금이 순유입으로 돌아서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FOMC 이후에는 글로벌 통화정책 결정이 잠시 휴지기에 들어가며 채권 자금들은 미국의 무역정책 불확실성 해소 여부에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보호무역정책 실행과 북미 간 협상 등을 앞두고 트럼프 정부의 인사구성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인사교체 후 정책 노선 변화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며 정책적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는 안전자산 선호심리를 자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김보리기자 bor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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