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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마스코트 인형 산파' 박성일 대표 "전통적 매력·봉사자 열정이 '수호랑 앓이' 비결"

민화 형상화 캐릭터, 1년 걸려 인형 제작

더워도 탈 쓰며 노력한 연기자들에 감사

평창동계올림픽 마스코트 ‘수호랑·반다비’의 초기 버전 인형을 들고 있는 박성일(51) 장금신 아트워크 대표.




“이번 평창동계올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과 ‘반다비’가 선풍적 인기를 끈 것은 우리 전통 민화를 살린 캐릭터의 기본 완성도와 매력 외에 자원봉사자들의 몸을 사리지 않은 열정 덕분입니다.”

평창올림픽 마스코트 봉제인형 제작사인 ‘장금신아트워크’의 박성일(51·사진) 대표를 경기 일산 사무실에서 최근 만났다. 수호랑과 반다비 인형은 ‘수호랑앓이’라는 신조어를 낳을 만큼 대형 히트를 쳤다. 판매처에서 품귀 현상을 빚는 바람에 온라인에서 웃돈까지 얹혀 거래될 정도였다. 박 대표는 그 공을 자원봉사자들의 활약으로 돌렸다.

그는 “인형을 쓰면 보통 10분 만에 땀이 난다. 하지만 인형 머리탈을 벗어버리거나 다리를 꼬는 포즈를 취하면 캐릭터에 대한 환상이 깨진다”며 “평창 연기자들은 각종 쇼에서 탈도 벗지 않고 흥겹게 춤을 추며 다가가더라”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또 마스코트 자체의 매력도 수호랑앓이 신드롬의 배경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공식 트위터에서 수호랑과 반다비를 ‘역대 가장 매력적인 올림픽 마스코트’로 선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 마스코트 인형이 인기를 끈 데는 박 대표와 직원들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평창 마스코트 디자인을 만드는 작업에 일부 참여했다. 디자인이 본연의 업무는 아니지만 인형으로 구현했을 때의 느낌 등을 조언해야 하기 때문이다.



수호랑과 반다비는 민화 속 그림을 따 만들었다. 그는 “초기 모습은 눈이 부리부리하고 좀 더 야생적인 민화 속 호랑이와 곰을 형상화한 것이었다”며 “조금씩 단순화해 지금의 캐릭터가 나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캐릭터 디자인이 나오자 본격적인 인형 제작은 박 대표의 몫이었다. 다른 인형의 경우 한 달 만에 완성품을 내놓지만 평창 마스코트 인형은 샘플 제작에만 4~5개월 등 1년의 공을 들였다. 샘플 제작이 끝난 뒤에도 수십 차례의 수정을 반복했다. 그는 “하루는 평창에 비가 많이 왔고 밤11시40분에 샘플 수정본을 들고 도착했는데 다들 귀찮은 기색도 없이 검토해줬다”고 설명했다.

이런 과정으로 평면에 있던 수호랑과 반다비를 입체감 있게 살려낸 것이다. 박 대표가 인형 제작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원단과 표정이다. 만지고 비비는 스킨십이 많은 점을 감안해 포근한 느낌을 주는 원단과 표정을 찾는 데 고민이 길어졌다. 그는 “사람마다 감각이 다르지만 보편적인 포근함을 주기 위해 내구성이 있는 폴리에스테르 계열의 천을 선택했다”며 “천이 접힐 때 상처 입은 것처럼 보이지 않게 하고 표정을 잘 살리도록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그가 만든 인형은 또 어떤 것이 있을까. 회사에서 공개한 인형만 3만여개. 인천아시안게임, 국제축구연맹(FIFA), 대한체육 축구 국가대표 탈 인형도 그의 손을 거쳤다. 그의 인형 제작 인생도 이제 30년을 맞았다. 하지만 박 대표는 “아내와 처음 간판을 달았을 때 평생 이 일을 하자고 했다. 계속하다 보니 주변에서 알아주는 것 같고 70·80세가 될 때까지도 인형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영상]평창 올림픽 ‘최애 캐릭터’ 수호랑·반다비 ‘인형 산파’ 박성일 대표 인터뷰
/정수현기자 장아람인턴기자 valu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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