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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컬러' 찾아주는 컨설턴트, 그녀의 '예쁜' 이야기

‘남들과 다른 자신만의 색’이 경쟁력으로 떠오른 요즘 개개인이 갖고 있는 고유의 색인 퍼스널 컬러(personal color)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메이크업 상담을 위한 쿨톤(cool tone), 웜톤(warm tone) 등 ‘피부톤 자가 진단 테스트’ 열풍을 넘어 최근에는 퍼스널 컬러를 찾기 위해 전문가에게 컨설팅을 받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자신에게 꼭 맞는 색을 알면 옷, 화장법 등을 통해 더욱 돋보이는 연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나만의 컬러 찾기’ 열풍이 불기 한참 전인 지난 2008년 국내 최초로 컬러 컨설팅 시스템을 개발한 사람이 있다. “컬러 컨설팅을 통해 자신도 몰랐던 내적 컬러까지 끌어내고 싶다”는 김효진(43) 제이컬러이미지 대표를 최근 서울 압구정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국내 1호 컬러이미지 컨설턴트 김효진(43)가 운영하는 제이컬러이미지 압구정 본사에서 만났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 사회에서는 튀는 색깔을 선호하지 않았어요. 출퇴근길만 봐도 누가 누군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회색, 검정 등 무채색 직장인들이 우르르 지나가잖아요”

국내 1호 컬러 이미지 컨설턴트로 활동하는 김 대표에게도 암흑기가 있었다. 대학시절 의상디자인학을 전공해 스타일리스트가 되는 것을 목표로 고군분투했지만 작고 통통한 외모 때문에 패션업계 입사에 여러 번 낙방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졸업 직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까지 겹쳐 취업의 문은 더욱 좁아졌다.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졸업 작품을 준비하면서 문득 옷의 완성은 색깔이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피팅 모델이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서 아우라가 달라지더라고요. 그때 문득 느꼈죠. 사람들에게 ‘고유의 색깔’을 입혀주는 일을 하고 싶다.”

당시 25살이던 김대표는 아모레퍼시픽 직판사업팀에 입사해 ‘뷰티 컨설턴트’로서 입지를 다졌다. 고객들의 피부 타입에 맞는 제품을 제안하기 위해 상담용 컬러 키트를 만들고자 다녀온 프랑스 출장에서 또 다른 꿈을 꾸게 된 김대표는 과감하게 창업의 문을 두드렸다.



“컨설팅이라는 단어는 금융, 부동산에서 자주 쓰는 말인데 컬러 컨설팅은 뭐하는 곳이죠?”

2005년 김효진 컬러컨설팅 연구소를 열자마자 고객들이 아닌 ‘뜻밖의 방문객’들로 북적였다. ‘컬러컨설팅’이라는 독특한 상호명 때문에 여러 언론의 인터뷰하면서 자연스럽게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각종 일자리 박람회, 강연 등을 통해 후배 양성에 힘을 쏟다 보니 호기심을 갖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났다.

“그 당시만 해도 사람의 색깔을 찾아준다는 것이 굉장히 생소했어요. 상품의 색깔을 디자인하는 ‘컬러리스트’라는 직업은 있었지만 직접 사람에게 색깔을 입히는 직업은 없었거든요. 처음 색을 통한 이미지 진단을 시도하면서 노동부에 ‘컬러 이미지 컨설턴트’라는 직종이 등록됐죠.”

정부나 대기업 등에서는 자기개발 교육의 일환으로 러브콜이 줄을 이었고 직장인들을 위해 ‘레도우’라는 넥타이 사업도 시작했다. 그러나 정작 일반 대중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10년 전만 해도 패션, 뷰티업계에서는 ‘연예인 OOO이 입은 옷, OOO립스틱’처럼 주로 연예인 스타일이 유행을 선도했어요. 나만의 뷰티템을 찾는 건 상상을 못했었죠.”

김대표는 분위기 쇄신을 위해 2010년 ‘제이컬러이미지’로 사명을 바꿨다. ‘1인 가구, 혼밥, 혼술’이라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자연스럽게 ‘나다운 것’을 찾게 되는 소비자가 생겨났고 더불어 자신의 색을 찾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모이기 시작했다.



‘컬러이미지 컨설턴트’라는 직군이 안정기에 접어들기까지 10년. 당장 입에 풀칠하기도 힘든 어려운 순간도 여러번 찾아왔다.

“회사를 열고 약 5년간은 기업 사내 전문 강사로 활동했어요. 특히 기업일수록 직원들의 개성이 튀는 걸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컬러가 아닌 비즈니스 패션 매뉴얼, 메이크업, 인사법, 신입사원 매너 등을 가르쳤죠.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 회사를 차렸는데 그러지 못한 거죠. 하지만 그럴수록 목표는 더 뚜렷해졌고 오랜 기간 갈망했던 것 같아요”

인내의 시간을 보내던 2010년께 패션 뷰티 관련 블로거들, 유튜버들이 1인 미디어로 등장하면서 전문가 용어였던 ‘퍼스널컬러’가 알려지기 시작했다. “기회가 왔다”고 생각한 김대표는 자신이 개발한 ‘컬러진단 자가 테스트’를 만들어 온라인에 배포했고 대중의 반응은 뜨거웠다.





“한국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의 피부가 노랗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쿨톤에 가까운 색의 피부를 갖고 있는 사람들도 자신을 웜톤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요. 옷의 색이나 조명의 영향으로 본래의 피부톤을 관찰하기 힘들 때도 있거든요.”

최근 김대표의 회사를 찾는 주고객층은 10·20대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대기업 고위 임원, 정치인, 변호사 의사 등을 포함한 프리랜서인 50대였던 것에 비하면 극과극의 상황인 셈이다.
[체험기]나만의 색깔 찾아주는 ‘컬러 컨설턴팅’ 받아봤더니
“예전 고객들은 ‘비서’와 함께 상담받으러 왔지만 최근 고객들은 ‘캐리어’를 끌고 와요. 본인이 갖고 있는 화장품을 전부 챙겨와 펼쳐 놓고선 단도직입적으로 자신에게 맞는 제품들을 분류해달라고 말합니다.” 김대표는 베스트, 워스트, 세모로 나눈 다음 웬만한 인기 뷰티 유튜버보다 세세하게 메이크업 연출법부터 코디 스타일링까지 조언한다.

“성형을 하지 않아도 있는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찾아주는 것이 제 신념이자 노하우예요. 상담 후에 고객들이 일명 ‘인생 컬러’를 찾았다고 말할 때마다 보람을 느껴요”



“사실 자기관리라는 것이 기본적인 의식주가 충분히 안정적일 때 관심을 갖는 영역인 것 같아요.”

우리나라에서 퍼스널 컬러라는 것이 대중화된 것은 불과 3~4년 전부터다. 미국이나 유럽 등 경제 수준이 높은 나라들에서는 이미 자기관리의 한 수단으로 오래전부터 자리잡아 왔다.

“퍼스널 컬러 진단은 어떤 컨설턴트가 해도 같은 결과가 나와야 해요. 컨설턴트의 주관이 개입되면 안 돼죠. 그러기 위해서는 통일된 기준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회사 오픈과 동시에 자가진단지와 페이스보드를 개발해 특허를 받았죠.”

김대표가 직접 개발해 특허 받은 페이스보드(위)와 퍼스널 컬러 자가 진단지(아래) 모습


자가진단지는 고객이 자신의 톤을 알고 그에 맞는 스타일을 찾는 데 도움을 준다. 페이스보드는 중간에 얼굴을 넣는 구멍이 뚫려 있고 그 주위를 계절에 맞는 색들이 둘러싸고 있어 자신에게 맞는 색깔을 찾을 수 있게 도와주는 도구다.

“피부톤에 맞는 색깔을 찾는 것이 혈액형 테스트와 다른 점이 뭐냐고 묻는 분들이 있어요. 단순한 색깔처럼 보이지만 자신에게 맞는 색깔을 찾으면 전체적 아우라가 달라진답니다. 외형으로 자신감이 생기면 내면적인 변화가 생기죠. 저는 제2의 터닝포인트라고 생각해요”



컬러이미지 컨설턴트는 직업 특성상 1~2시간동안 상담이 진행되며 1:1 맞춤 상담시스템이기 때문에 하루에 최대 7명까지만 예약을 받을 수 있다. 가격은 상담 시간, 내용에 따라 최소 5만원~15만원 정도다. 사업 초반에는 수입의 반 이상이 강연비로 채워졌다. 그리고 3~4년 전부터는 후배양성을 위해 아카데미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그동안 주로 교육 사업에만 몰두 했죠. 연매출이 약 5억 정도예요. 이제는 직업적으로 안정기이자 전성기에 접어들었으니 더 승승장구해야겠죠”



김대표가 고객의 피부톤에 맞는 컬러를 진단한 후 넥타이 스타일링을 설명하고 있다.


“컬러이미지 컨설턴트라는 이름을 내걸고 회사를 차릴 때부터 꿈꾸던 목표가 있어요. 컬러를 활용한 패션, 뷰티, 미용까지 모아놓은 멀티플렉스형 숍을 차리는거예요. 전문가와 전문가의 컬래버레이션이죠.”

김대표는 꿈을 이루기 위해 작년 12월부터 미용실 내 ‘퍼스널 컬러컨설팅 부스’를 입점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확장 중이다. 이미 전주, 대구, 제주 등 전국 미용실 7곳(3월 기준)에 입점해 운영 중이다.

“이제는 외모를 가꾸는 것이 사치가 아니라 경쟁력이 됐어요.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만의 색을 자신 있게 드러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러기 위해서 전국 팔도 방방곡곡을 부지런히 뛰어다녀야겠죠”/정가람·정순구기자 gara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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