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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스토리]삼성重 결국 사장 교체...순환휴직·현장직원엔 "연차 써라" 권고

■삼성중공업 유상증자까지 험로 예고

박대영 물러나고 남준우 사장 체제로

내주부터 현장직원 주1회 쉬게

유증 실패 땐 적자 해결방법 없어

대우조선처럼 메가톤급 태풍될듯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서울경제DB


지난주 내년까지 7,300억원 규모의 적자를 공시한 삼성중공업(010140)이 일주일 만에 수장을 교체하고 현장직원의 연차 사용을 권고해 인건비를 쥐어짜는 방안을 추진한다. 고정비가 뛰는 가운데 인력 구조조정이 미진한 삼성중공업은 내년 2월 만기 회사채 5,000억원을 갚고 나면 유동성 가뭄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 그룹 컨트롤타워가 없는 상황에서 내년 5월 추진될 유상증자에 삼성 계열사들의 참여가 미진하면 삼성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처럼 정부의 지원을 기대하는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11일 삼성중공업은 남준우 조선소장(부사장)을 신임 사장에 내정했다고 밝혔다. 남 사장 내정자는 내년 1월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사장으로 승진해 삼성중공업의 키를 잡게 된다. 지난 2012년부터 5년간 삼성중공업을 이끈 박대영 사장은 최근 경영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했다.

삼성중공업은 6일 돌연 올해 4·4분기 5,600억원 규모의 손실을 기록해 연간 4,900억원, 내년 2,400억원의 적자를 볼 것이라는 전망을 공시했다. 3·4분기 기준 710억원 흑자를 내던 회사가 돌연 2년 연속 천문학적인 손실이 예상된다고 실토한 셈이다. 진행 중인 공사의 원가 증가액(2,800억원)과 신규 수주한 상선의 적자 예상액(1,100억원), 발주처와 문제를 빚고 있는 시추선의 공정가치 하락액(900억원), 강재 가격 상승액(400억원) 등으로 대부분 평가액을 산정해 4·4분기 한 번에 털어낸 것이다. 이와 함께 경영정상화를 위해 내년 5월 1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박 사장이 물러나고 신임 사장이 내정됐다. 남 신임 사장은 즉시 인건비 줄이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은 다음주부터 현장 생산직원들에게 연차를 활용해 주 1~2일 휴무를 하도록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중공업 현장 관계자는 “직원과 부서마다 차이가 있지만 내년 연차까지 활용해 1월까지 19일가량 휴무를 실시하도록 권고받았다”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이 지난해 산업은행에 낸 자구안은 내년까지 총 5,000여명 감축이지만 직원들 반발로 3,000여명만 감원했다. 문제는 삼성중공업이 2016년 수주액이 목표의 10% 수준인 5억달러에 불과해 내년 심각한 일감 절벽에 직면한다는 사실이다. 내년까지 판교 연구개발(R&D) 센터와 거제호텔 등을 매각해 3,700억원의 자금을 마련하려 했지만 아직 성과는 없다. 이번 휴무 권고는 내년 6월까지 생산직 3,000여명이 2개월씩 순환휴식에 들어가는 데 이어 추가로 인건비를 줄이려는 조치다.



삼성중공업은 내년 2월 5,000억원의 회사채도 갚아야 한다. 현재 보유한 유동성은 1조3,000억원(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 수준. 한 달에 1조원가량 비용이 드는 대형조선소를 감안할 때 내년에 유동성이 부족할 상황이 올 수 있다. 사측은 내년 인도되는 물량과 수주에 따라 들어올 선수금 등 약 9,000억원의 자금 유입을 예상하고 있다. 내년 총 1조6,000억원의 차입금을 내고도 6,000억원이 남는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5월 1조5,000억원의 유상증자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유상증자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험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상증자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신주인수권 포기) 일반 공모로 진행되는데 주요 주주인 삼성전자(16.91%)와 삼성생명(3.24%) 등이 참여해야 한다.

문제는 삼성중공업이 이달 초 내년까지 7,300억원 규모의 적자를 공시했다는 점. 대규모 적자가 예상되는 회사에 출자할 경우 이사회에서 배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도 사라졌고 오너 일가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옥중에 있는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지난해 8월 1조1,000억원 유상증자 때 참여한 우리사주조합의 참여 여력도 낮다는 평가다. 특히 급작스런 적자와 유상증자 공시로 시장의 신뢰가 낮아졌다. 실권주의 일반공모도 쉽지 않을 예정이다.

만약 삼성중공업 유상증자가 실패하면 대규모 적자를 해결할 방법이 없다. 올 초 법정관리 문턱까지 갔던 대우조선해양 이상의 초대형 태풍이 될 수도 있다. 당시 정부는 대우조선해양이 파산하면 57조원의 손실과 4만여명의 실업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내년 초 성동조선과 STX조선 처리 문제에 이어 5월 삼성중공업이 흔들릴 경우 6월 예정된 지방선거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지역구인 부산과 경남 일대가 혼돈에 빠질 공산이 크다. 업계 고위관계자는 “유상증자 참여는 각 계열사가 결단할 수준을 넘어선 문제”라며 “결국 오너의 의중에 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경우·김우보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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