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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동료 성추행에도 "늙은이잖아, 술 취해서 그래"...1년차 전공의 날개 꺾은 교수들 갑질

강남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서

교수의 지속적 성추행·폭언에

女 레지던트 2명 동반 사직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강남세브란스병원 전경. /사진=인터넷 캡처




/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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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강남에 있는 대형 병원에서 일부 교수들이 전공의들을 수차례 성추행 및 폭언한 것으로 알려져 물의를 빚고 있다. 교수들이 피해 사실을 알린 전공의들에게 보복성 발언을 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19일 의료계에 따르면 강남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전공의 1년 차 2명이 지난 13일 동반 사직했다. 해당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병원에서 근무하는 산부인과 전공의들은 교수들에게 전공의 권리 보장을 정식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공의들이 교수들에게 요구한 글에 따르면 올해 8월2일 이 병원 산부인과에서 근무하는 1년 차 전공의 A씨는 회식자리에서 같은 과에서 근무하는 B교수에게 성추행을 당했다. B교수는 앉아 있는 A씨를 의자 채로 끌어당긴 뒤 허벅지를 쓰다듬고 A씨가 원하지 않는데도 반강제적으로 러브샷을 했다.

성추행·폭언 등 전공의에 대한 인권침해가 잇따르자 8월 말 전공의들은 산부인과 과장과 재발 방지를 위한 간담회를 열기도 했다. 하지만 간담회 이후에도 B교수의 성추행은 계속됐다. 지난달 28일 1차 회식자리에서 만취한 B교수는 노래방에서 A씨의 다리를 쓰다듬고 노래를 부르며 어깨를 안으려는 신체접촉을 지속해서 시도했다. 당시 현장에서 이 같은 상황을 제지해야 할 C교수는 “늙은이잖아. 술 취해서 그래”라고 B교수의 성추행을 대수롭지 않게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피해를 당한 뒤 괴로워하며 사직 의사를 밝히자 일부 교수는 보복성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D교수는 A씨에게 “사직서를 가지고 와서 교수를 협박해?” “너네들 내가 5대 병원 산부인과 전공의 담당 교수님들한테 다 e메일 보내겠다”는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D교수는 1년 차 전공의 동반 사직 사태를 파악하기 위한 3년 차 전공의와의 면담자리에서도 “옛날에는 남자 교수님한테 뽀뽀하는 게 로딩이었어”라며 말했다. 아울러 A씨에게 “B교수를 오래 겪어봐서 잘 안다고 자신할 수 있다. 오해를 일으킬 만한 행동을 하기는 하지만 진짜 그런 의도는 아님을 내가 확신한다”며 되레 B교수를 두둔하는 내용의 e메일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측은 “현재 해당 부서 관련 교수, 전공의들을 상대로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전공의에 대한 폭언과 성추행 등 인권침해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가 최근 내놓은 ‘2017년 전공의 수련 및 근무환경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공의의 71.2%가 언어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고 20.3%는 신체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김주현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최근 의료기관 내 전공의 인권침해가 이어짐에 따라 이를 예방하기 위해 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있다”며 “비위행위가 확인되면 의협은 당사자를 일벌백계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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